MOVIE REVIEW · MEMO NOTE
허큘리스 (Hercules, 2014)
신화가 영웅을 만드는가, 인간의 용기가 영웅을 만드는가
괴물을 쓰러뜨렸기 때문에 영웅이 된 것일까.
아니면 두려움 속에서도 다시 일어섰기 때문에 영웅이 된 것일까.
거대한 사자가 포효합니다.
숲에서는 엄청난 크기의 멧돼지가 돌진하고, 전장에는 수많은 병사가 허큘리스를 향해 달려옵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사자 가죽을 두르고 거대한 몽둥이를 든 한 남자가 서 있습니다.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알고 있던 그리스 신화 최고의 영웅 헤라클레스, 영화에서는 영어식 이름인 허큘리스(Hercules)입니다.
하지만 드웨인 존슨 주연의 《허큘리스》는 우리가 알고 있는 신화를 그대로 영화로 옮기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이 영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 허큘리스의 전설은 정말 모두 사실이었을까?”라는 흥미로운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MOVIE INFO
제목 · 허큘리스
원제 · Hercules
개봉 · 2014년
장르 · 액션 · 어드벤처 · 판타지
감독 · Brett Ratner
주연 · Dwayne Johnson · Ian McShane · Rufus Sewell · Ingrid Bolsø Berdal · Aksel Hennie · John Hurt · Rebecca Ferguson
러닝타임 · 약 97분
원작 · Hercules: The Thracian Wars
THE LEGEND
인간인가, 제우스의 아들인가
허큘리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유명한 영웅 가운데 한 명입니다.
제우스의 아들로 태어나 인간을 뛰어넘는 힘을 가졌으며, 수많은 괴물과 싸운 인물로 전해집니다.
네메아의 사자, 에리만토스의 멧돼지, 히드라, 케르베로스.
이름만 들어도 신화 속 세계가 떠오르는 존재들입니다.
영화 초반은 바로 이런 전설을 강렬하게 시각화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만의 재미는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허큘리스에게는 함께 싸우는 동료들이 있고, 그의 조카 이올라오스는 허큘리스의 모험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며 그를 점점 더 거대한 전설로 만들어갑니다.
제우스의 아들.
괴물도 죽이지 못하는 전사.
그가 나타나는 순간 전쟁이 끝난다는 이야기.
그렇게 한 인간이 하나의 신화가 되어갑니다.
MONSTERS
괴물과 싸우는 장면이 주는 압도적인 쾌감
이번 글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역시 허큘리스와 괴물의 대결입니다.
영화 초반에는 우리가 허큘리스라는 이름에서 기대하는 신화적인 전투 이미지가 강렬하게 등장합니다.
특히 거대한 사자와 맞서는 장면은 허큘리스라는 캐릭터를 한 장면만으로 설명합니다.
자신보다 훨씬 거대한 맹수가 포효하며 달려들어도 허큘리스는 뒤로 물러서지 않습니다.
또 다른 장면에서는 엄청난 크기의 멧돼지가 숲을 헤집으며 돌진하고, 허큘리스가 몸을 날려 정면으로 맞섭니다.
나무가 부서지고 흙과 파편이 날리는 가운데 인간과 괴수가 충돌하는 순간은 이 영화의 야성적인 매력을 가장 잘 보여줍니다.

HERCULES
드웨인 존슨이 만들어낸 압도적인 영웅
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드웨인 존슨입니다.
거대한 체격과 근육, 사자 가죽, 거대한 몽둥이, 그리고 전장을 울리는 목소리.
시각적으로만 보더라도 허큘리스라는 신화적 영웅과 상당히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영화가 흥미로운 것은 그를 단순한 초인으로만 만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에게도 과거가 있고, 상처가 있으며, 악몽과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싸움은 괴물과의 싸움뿐 아니라 허큘리스가 자기 자신을 다시 믿을 수 있느냐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THE TEAM
허큘리스에게도 동료가 있었다
이 영화의 또 하나의 재미는 허큘리스가 혼자 싸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의 곁에는 각기 다른 능력을 가진 전사들이 있습니다.
예언자 암피아라오스, 뛰어난 검술의 아우톨리코스, 야성적인 전사 티데우스, 활을 사용하는 아탈란타, 그리고 허큘리스의 전설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이올라오스입니다.
한 명은 활을 쏘고, 한 명은 검으로 적을 막으며, 또 다른 사람은 전략을 세웁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허큘리스가 사람들을 이끕니다. 영웅 한 사람의 힘보다 함께 싸우는 동료들의 힘도 이 영화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사진 출처 : Paramount Pictures / MGM / Hercules (2014)
THE POWER OF LEGEND
때로는 이야기가 칼보다 강하다
《허큘리스》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전설 자체가 하나의 무기가 된다는 설정입니다.
적들은 허큘리스를 직접 만나기도 전에 두려워합니다.
이미 수많은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제우스의 아들.
괴물을 맨손으로 죽인 남자.
죽지 않는 전사.
그런 사람이 자신들을 향해 걸어온다고 생각하면 싸움이 시작되기 전부터 공포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허큘리스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몽둥이만이 아닙니다.
‘허큘리스’라는 이름 자체가 하나의 무기입니다.
HUMAN OR GOD?
신이 아니어도 영웅이 될 수 있을까
영화가 후반으로 갈수록 이 질문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허큘리스가 정말 제우스의 아들인가?
그의 괴력은 정말 신에게서 받은 것인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전설은 어디까지 사실인가?
그러나 영화가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그보다 조금 다른 곳에 있습니다.
모두가 두려워할 때 앞으로 나아가는가.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지키는가.
그리고 쓰러졌을 때 다시 일어나는가. 영화 속 허큘리스가 보여주는 영웅의 조건은 초능력보다 선택과 용기에 가깝습니다.

ACTION
이 영화는 전장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허큘리스》는 철학적인 신화극이라기보다 오락성이 강한 액션 어드벤처에 가깝습니다.
거대한 방패가 충돌하고, 화살이 하늘을 뒤덮으며, 기병이 돌진합니다.
그리고 허큘리스는 거대한 무기를 휘두르며 적진 한가운데로 들어갑니다.
드웨인 존슨의 체격과 존재감을 최대한 활용한 전투 장면은 시각적으로 상당한 힘을 보여줍니다.
특히 신화적인 괴물과 싸우는 이미지와 인간 군대가 충돌하는 현실적인 전쟁 장면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의 큰 재미입니다.
WHY WATCH
신화 속 허큘리스를 색다르게 보고 싶다면
《허큘리스》는 그리스 신화를 충실하게 재현하는 방식의 영화는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알고 있는 신화를 한 번 뒤집어봅니다.
괴물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영웅의 전설은 어떻게 퍼졌을까?
그리고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믿기 시작하면 그 믿음은 실제 전장에서 어떤 힘을 만들어낼까?
여기에 드웨인 존슨의 압도적인 존재감, 거대한 괴물, 고대 전쟁, 용병들의 팀플레이가 결합됩니다. 그래서 깊고 장엄한 신화극보다는 신화와 괴수 액션을 함께 즐기는 블록버스터로 접근하면 더 재미있습니다.
ONE LINE REVIEW
《허큘리스》는 괴물을 쓰러뜨린 신의 아들이라는 전설 뒤에 숨겨진 한 인간과 그의 동료들을 통해, 진정한 영웅을 만드는 것은 신의 피가 아니라 두려움 앞에서도 다시 일어서는 용기라는 것을 거대한 괴물과 전쟁 액션으로 보여주는 신화 액션 어드벤처입니다.
EPILOGUE
전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우리는 허큘리스를 이미 알고 있습니다.
사자를 쓰러뜨리고, 괴물을 물리치고,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과업을 해낸 제우스의 아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유명한 전설에서 신을 조금씩 걷어냅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한 인간을 세웁니다.
상처받고, 두려워하고, 때로는 자신을 의심하지만, 결국 다시 일어서는 인간입니다.
사람이 전설이기 때문에 위대한 것이 아니라,
불가능해 보이는 순간에도 앞으로 나아갔기 때문에
결국 전설이 되는 것은 아닐까.